"진짜 꼭 해보고 싶은 것은 ‘항만의 꽃’ 갠트리 크레인을 운전하는 것"

광주 무등산 기슭에서 태어나 익산에서 줄곧 살며 익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주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2월엔 전남과학대 음악교육학과에서 음악 공부도 마쳤다.

첫 번 째 대학 때 전공은 ‘유아교육과’

지금은 틈틈이 오카리나 연주도 다니고,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진짜 ‘JOB’은 따로 있다.

광양항 GWCT 소속으로 항만 야드에서 20피트, 40피트 컨테이너를 상.하차하는 특수 장비 ‘리치스태커’를 운전하는 것이 그녀가 ‘진짜 좋아하고 즐기는 직업이자 일’이다.

서 산 씨는 다음 달 18일에 T/C(Transfer Crane)을 운전할 수 있는 자격을 따러 부산에 가야 한다고 했다.

어릴 때 꿈은 군인, 경찰, 운전기사였으나 아버지의 극구 반대로 ‘유아교육과’에 진학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일을 즐겼으나 항상 마음 한구석에는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아련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큰 차’를 운전하고 싶었다.

망설임도 많았으나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지 하면서 대형 면허를 땄고, 결국 근무하던 유치원을 그만두고 무작정 서울로 갔다.

1998년 20대 중반에 대한민국 최초로 학교 셔틀버스 여성 기사가 됐다. 서울 성균관대학에서 혜화역까지 운행하는 대학셔틀버스였다.

학교를 출입하던 신문사 기자의 눈에 띄어 인터뷰를 하고, 학교신문 기념호에도 실리고, 레이디경향, 여러 생활정보 신문에도 인터뷰 기사가 실렸고 국영 케이블TV 1시간짜리 토크쇼에도 출연하였다. 오죽하면 동료들로부터 ‘인터뷰 하러 출근하느냐’ 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서 산 씨의 셔틀버스 운전이 화제가 된 것은 아마도 남성의 성역이라고 여기던 대형버스운전에 여성이 진입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서 산 씨는 왜 남자들이 하는 일을 여자여서 안된다 못한다라고 하는 것인지...여러 차례 인터뷰에 응하면서도 ‘참 이상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런 이력을 갖고 순천에 내려와 살던중 트레일러 운전을 시작했고, 다시 광양에서 포스코 출퇴근 버스를 운행했다.

소원대로 큰 차를 운전했지만 이제 또 다른 도전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광양항’에서 컨테이너를 상.하차하는 특수 장비를 운전하고 싶어진 것이다.

포스코 출퇴근 버스를 운행하던 중 항만에서 갠트리크레인을 운전하는 지인으로부터 GWCT 협력사를 소개받아 입사해 ‘야드트랙터’를 타기 시작한 것.

서 산 씨는 호기심이 넘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는 “일반 자동차와는 구동 방법이 다른 것이 특수 장비의 매력이다. 갠트리 크레인을 운전하고 싶었는데 자격을 따도 거쳐야 하는 과정과 나이 제한 등 걸리는 요인들이 있어서 아마도 ‘항만의 꽃’을 운전하는 영광은 얻지 못할 것 같다”며 아쉬워한다.

그녀는 이어 “일을 하다 보면 위험한 순간도 있고 두려움도 있지만, 그것은 하나의 과정일 뿐 그러한 것들이 도전하고 성취해내는 일에 장애요소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두려움은 두려운 그 일을 해내면서 극복할수 있고 두려움 자체도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운전하고 결혼을 했느냐는 말을 들을 만큼 이 일이 좋다고 그녀는 말했다.

가끔 일이 힘들 때면 오카리나를 들고 공원에 앉아 좋아하는 노래를 불면서 스스로 힐링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가족과 또 또래 동료들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회사와 이홍권 위원장님, 동료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GWCT이홍권 노조위원장은 “서 산 씨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마 전국 최초 리치 스태커를 운전하는 여성이 아닐까 한다”며 “서 산 씨의 리치 스태커 운전은 개인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회사 차원의 도전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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