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주관하는 제1회 여수·순천10·19평화문학상 수상작이 선정됐다. 전남문화재단은 최종 심사 결과, 소설 분야에서는 이경호 씨의 ‘새벽의 혼’, 시 분야는 박복영 씨의 ‘형제묘의 기억’ 외 4편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이밖에 소설과 시 각 2편씩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여수·순천 10·19평화문학상은 그동안 시·군이 자체 추진하던 문학상을 전남도가 통합 운영함으로써 문학작품을 통한 유족 화합 및 여순사건 전국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앞서 전라남도는 지난 4월, ‘2024년 여수·순천 10·19평화문학상’ 제1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유족 대표, 작가, 언론인,여순연구가 등 제1기 운영위원을 위촉했다.

한편, 광양에서도 다수의 문인, 시민 등이 참여했다. 옥룡에서 나고 자란 광양문인협회 송봉애 시인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시를 이번 문학상에 공모했으나 아쉽게도 선정작에는 들지 못했다.

지면을 통해 송봉애 시인이 전하는 생생한 광양의 여수·순천 10·19사건의 아픔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증인

송봉애 시인 (광양문인협회 회원)

백운산 상수리나무 아래 켜켜이 쌓인
낙엽을 뒤척이면 11월의 아픈 상흔들이
곳곳에 스며있다.
부스러진 나무의 이파리들과
이끼 낀 돌 틈 사이
어둠의 통로를 빠져나오지 못한 말들
아버지, 수십 년 동안 가슴을 움켜쥐며
밤이면 낙엽을 덮고 별빛을 바라보며
목울대를 토해내던 자리에
가끔 딱따구리 가족들이 들어와
떼창으로 읊어대는 울음소리로
상수리나무도 싹을 틔우고 숲을 이루었다.
더러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이념 틀 속에 갇혀
나오지 못했던 말들이 얼마나 가슴을 옥죄였을까?
그래도 아버지
누군가 뱉어냈던 말의 씨앗들이
숲을 이루고 울울창창 뻗어만 갔던 그곳이
역사의 퇴적층을 쌓으며 ‘증인’이 되었잖아요.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