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10월은 여행의 달이다.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드는 가을, 높고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 숲 그늘마저도 물들여 버릴듯한 붉은 단풍을 찾아 유랑하듯 산을 찾고 가을 바다를 찾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찾아낸 행복들을 가져와 따뜻한 겨울을 만든다.

그런데 올해 10월은 광양경제신문 창간에 푹 빠져 있었다.

12면에서 16면으로 지면을 늘리다 보니 일이 몇 배로 늘었다.

가을 산과 바다 대신 인터뷰 기사를 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광양 토박이 분들, 포스코인, 기업인, 그리고 농업으로 성공한 분들까지 꼼꼼하게 찾아 다녔다.

때문에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그분들의 사진과 살맛나는 이야기들이 꽉 채워졌다.

열심히 또는 아름답게 사는 삶을 조명하며 가을보다 더 풍성함을 느꼈다.

그분들의 삶은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배려와 사랑, 그리고 노력이 지금의 대가를 채워준 것이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다.

기자라는 일이 내 인생을 업 시켜주는 보람된 직업이라는 판단을 다시금 하게 된 계기도 되었다.

특히 포스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 광양을 폭넓게 알게 했고 광양을 포스코 만큼 사랑하게 되는 기회가 주어졌음에 여행을 못한 투덜거림보다는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그렇게 숨가쁘게 뛰다보니 벌써 11월 첫 주. 이제야 광양경제신문 창간을 조용히 돌아보고 자축한다.

밤낮없이 써내려 가던 기사에 묻혀 1년 동안 함께 걸어온 한살박이 신문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하면 되겠는가 말이다.

엊그제 창간했던 것 같은데 벌써 일년.

그동안 발품을 팔아 뛰었던 수고가 행복으로 물든다.

‘전화로 하지 그러냐’는 질문도 간혹 받는다.

그러나 욕심 많은 나는 ‘발로 뛰어야 생생한 현장 기사를 쓰지 않겠냐’는 옹고집 같은 생각으로 현장으로 달린다.

그동안 만난 많은 분들, 좋은 인연으로 매듭지어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싶다.

열정, 희열로 영글어 가는 나의 꿈과 함께 다시 맞는 두살 생일도 지금처럼 광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활짝 웃는 사진과 이야기로 꽉 찬 지면을 채우고 싶다.

비록 가을여행을 반납하고서라도 말이다.

이제 아직 기다리고 있을 가을 속으로 출발해야겠다.

만추의 여행, 벌써 만산홍엽(滿山紅葉)에 젖어 버린 듯한 나를 보며 깨꽃 같은 웃음을 웃는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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