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대교의 유지관리 비용이 연간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부담해야 하는 광양시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순신대교를 국도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순신대교는 전라남도 광양시와 여수시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교량으로, 2013년 개통 이후 남해안 지역의 경제 발전과 물류 운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유지관리 비용은 광양시에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주고 있다.

특히 대교의 특수한 구조와 노후화로 인해 매년 정밀 점검, 보수, 방재 시설 유지 등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 중 광양시가 24%를 부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지역 개발 사업이나 주민 복지 예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유비보수 관리비를 15만에 불과한 광양시가 떠 안기에는 너무 버겁다” 며“국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순신대교의 국도 승격은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도로 승격되면 유지관리 책임이 국가로 이관되며, 이에 따른 재정적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순신대교가 단순히 지역 교량이 아니라 국가 물류와 관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국도 승격은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라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강정일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양2)은 지난 8일 건설교통국 소관 업무 행정사무감사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이순신대교)는 지난 2013년 준공 후 10년이 경과 되어 시공사의 하자보증기간 만료에 따라 유지ㆍ보수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용 예산은 73억 원에 달한다”며 “해당 재원은 도로연장 비율에 따라 매년 전남도(33.3%), 여수시(42.7%), 광양시(24%)가 분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상교량 준공 후 하자보증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유지보수비가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 전라남도의 지방도 유지보수 예산이 타 시ㆍ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을 감안할 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순신대교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광양시 역시 “이순신대교는 여수국가산단과 광양국가산단 및 광양항 간 원활한 화물 수송을 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었으며, 국가산단의 세금 또한 국세로 징수되어 국가로 귀속되기 때문에 국도로 승격하여 당연히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유호규 건설교통국장은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를 포함한 도내 특수교량에 대한 효율적인 유지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국도 승격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양시의 한 주민은 “이순신대교는 국가의 경제적 이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시설이다. 그런데 유지관리를 여수와 광양시가 책임지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정부가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