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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정치를 혐오한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자체가 바로 정치적인 발언이다. 솔직히 말해 이 세상에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밥을 먹고 연애를 하고 직업을 갖는 모든 문제가 정치적인 일이다.
그런고로 “정치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그 자체가 가장 정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정치적인 참여 때문에 이뤄지게 됐다. 나는 비록 투쟁의 선봉에 서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목숨 걸고 앞장 선 덕분에 우리나라 정치가 이만큼이나마 발전하게 된 것이다.
전두환 정권이 독재 수준에 가까운 정치를 펼치고 있을 때, 광양에서도 조용한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바로 ‘전민협(전남민주회복국민협의회)’이 결성됐던 것이다.
전민협은 故홍남순 변호사를 축으로 전남 저명인사들이 총결집해 1986년3월24일 결성, 민주화의 초석을 마련한 조직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뜻을 잇기 위해 광양에서도 ‘전민협’ 광양지부가 결성됐는데 김병환(광양읍) 박정규(진월면) 정병태(옥곡면) 세 사람이 앞장을 섰다. 그러나 뜻을 같이하고자 하는 동지들을 규합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2개월 동안 광양전역을 누비고 다닌 끝에 20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광양전민협을 결성, “독재타도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게 됐다.
이를 계기로 광양은 6.26 평화대행진에 앞장섰으며 국민운동 광양청년동지회 결성, 광양교사협의회창립, 농민회결성 등 민주화운동을 이끌어 가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낼 수 있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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