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 옥 조선대경영대학원장

지금 우리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한 분야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자기분야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분야도 전문가 못지않게 지식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소위 요즘 유행하는 통섭(通攝)이 그 사실을 잘 대변해주는 낱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재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대체적으로 디지털 형 인재를 구분하는 기준은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본사고’와 ‘직장관’은 어떠하며,‘일처리’방식과 ‘가정생활’그리고 ‘사회생활’이다. 예전의 아날로그식의 기본사고는 지시순응형이고, 안정추구형이며, 전례답습형이다. 즉, 새로운 시도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형은 이와 반대로 자기주도형이고 변화를 추구하는 형이며, 창조적 시도형이다. 디지털 시대는 무엇이든지 바꾸고 변화시키며 주도적으로 생활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만 빼고 모두 바꾸라’는 말을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바로 디지털시대를 예고한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그때그때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 만큼 변화에 모든 가치를 두고 있다. 그리고 직장관도 많이 다르다. 아날로그형은 평생직장을 구해서 그 조직에 충성하고 그 대가로 생활을 보장받는 것을 꿈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크고 안정적인 회사를 선호하고 또한 승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디지털형은 어떤 회사에 있느냐 보다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경력을 쌓느냐 하는 것을 중시한다. 그래서 조직의 규모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 학습의욕과 학습기회를 강조한다. 일처리 역시 차이가 난다.

아날로그형은 일의 순서나 절차를 중시하며 되도록 혼자서 공을 세우려 한다. 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 나와 다른 사람과 일하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디지털형은 윈도우(window)식으로 동료들과 동시병행으로 일을 처리하고 혼자 일하기보다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탄력적으로 일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과 배경이 다르고 성격이 다른 사람과 일하는 것을 즐긴다. 즉, 일과 사람을 다함께 좋아한다.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아날로그형은 가정생활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을 가장 큰 임무로 생각한다.
사회관계에서도 학연·지연 등의 연고중심으로 꾸려나간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사회병폐가 학연·지연·혈연이 다. 만약 이것을 타파하지 못하고 있다면 아날로그형 인재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그리고 디지털형은 가정에 많은 비중을 두며 가시 일도 자주한다. 웹을 통해서 폭넓은 공동체를 만들고 자발적으로 시민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모든 문제를 민주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이제 변화는 시대의 흐름이라 누구도 거슬러 갈 수가 없다. 오죽하면 변화만이 살길이라고 그렇게 강조할까. 행여나 올 한해 변화를 두려워했다면 다가오는 새해에는 스스로 변화를 꿈꾸기 바란다.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변질되고 마는 게 세상의 이치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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