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을 맞이하게 되면, 한 해 동안 만사형통을 염원하며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등 무수히 많은 휘호(揮毫)들이 회자된다. 이 중에서 필자의 가슴에 와닿는 휘호는 ‘청소를 잘하면 황금이 나온다(掃地黃金出)’가 되겠다.

지난 4월 5일, 매일경제 신문에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과 일본 도요타 자동차 아키오 회장이 만나 수소차·자율주행 한일협업 ‘빅스텝’이 기대된다고 보도되었다. 양사의 2023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도요타 그룹이 1,123만대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현대차 그룹은 730만대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세계 2위는 독일의 폭스바겐으로 924만대를 판매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1937년 창립해 87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는 1967년 창업해 올해 57년을 맞는 현대자동차보다 30년이나 앞섰다. 현대자동차는 도요타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도요타와 근접한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은 각고의 노력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도요타는 성장 과정에서 세 가지 중요한 관리기법을 착안해서 활용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첫째, 조립라인에서 선(先)공정은 후(後)공정이 고객이라는 입장을 갖고 무결점(zero defect)으로 다음 공정으로 넘겨야 한다. 둘째, 재고(在庫)는 기업의 무덤이라고 생각하고서 적시생산(適時生産, JIT : Just In Time)시스템을 도입해서 수많은 부품들이 협력사로부터 조립 시점에 맞춰서 라인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일명, 도요타 간판시스템이라고 한다. 셋째, 5S 운동이다 이 운동이 곧, “청소를 잘하면 황금이 나온다(掃地黃金出)”는 구호를 실현한 것이다.

5S 운동은 ① 정리(整理 : Seiri)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하여, 불필요한 것은 버린다. ② 정돈(整頓 : Seiton) 필요한 것을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지런하게 한다. ③ 청소(淸掃 : Seisoh) 더러운 곳을 깨끗하고 청결하게 한다. ④ 청결(淸潔 : Seikets) 정리·정돈·청소 상태를 계속 유지 개선한다. ⑤ 습관화(習慣化 : Shitsuke) 상기 내용을 몸에 배어들게 해서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간다. 5S의 목적은 현장과 관리 모든 상태가 이상(異常)이냐, 정상(正常)이냐를 구분하기 위한 관리수단으로서 문제점을 쉽게 발견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환경은 사람의 의식과 행동을 변화시킨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5S 운동을 통해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도 1980년 초부터 도요타의 코치를 받아서 기름때가 덮여 있는 작업장 바닥을 씻어내고 다시 페인트로 도장을 하여 작업 현장을 깨끗하게 유지함으로써 불량률을 줄이고 능률도 오르고, 안전사고도 최소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품질경영 평가위원으로 위촉되어 현대자동차를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3위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5S 운동 정착이 크게 주효(奏效)했다고 판단한다. 또한, 2005년 9월경 일본 도요타시에서 개최하는 아이치 박람회에 참석하면서 도요타 자동차 회사를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때마침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자동차 전문 강판 제조가 성공한 직후라 회사 영업 담당 상무를 만나 포스코 강판을 소개하고 공장 내부를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5S 운동의 발상지답게 공장 내부가 놀랄 정도로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었다. 고객들이 작업 현장을 살펴봤다면 100% 신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5S 운동은 기업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국가 차원에서 5S 운동을 추진한 곳이 싱가폴이다. 이광요(李光耀), 전(前)싱가폴 총리(1959~1990년, 31년간 집권)가 집권하면서 클린시티에 방점을 두고 노상에 휴지를 버리거나, 아무데서나 껌을 뱉거나, 거리를 더럽히거나 오염을 시키면 가차 없이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였다.

창이공항의 화장실에서는 청소부가 입구에 대기하고 있다가 사람들이 용변을 보고 나오면 곧장 쓸고 닦고 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오늘날 싱가폴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정원(City Garden)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 광양시도 한때 5S 운동을 추진한 적이 있다. 보도블록에 껌을 벗겨내고, 공한지 쓰레기 수거, 하천의 오물 수거에 열의를 보인 적이 있었다.

현재는 세월이 지나면서 퇴색이 된 것 같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관광 효과를 올리려면 5S 운동을 정착시키고, 꽃과 숲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를 만들면 관광객이 구름처럼 모여들 것으로 생각한다.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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