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길을 잃고 헤맨다. 표지판이나 내비게이션도 없다. 살다 보면 직감과 예감이라는 촉수에 전적으로 몸을 맡겨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풀밭이 아닌 사무실로 잘 못 들어온 저 메뚜기, 길을 찾아 빠져나갈 수 있을까....

알고 보면 인간이라고 해서 뭐가 다를까.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헤매고 사는 존재인 것이다. 때론 이 길이 맞다고 확신하며 왔는데 돌아보면 ‘어 이게 아닌가 벼’ 라고 후회하기도 한다.

쇼펜하우는 삶은 맹목적인 질주라고 했다. 길을 알든 모르든 가야 하는 것이다. 괴테는 파우스 박사에서 “노력하는 한 인간은 방황하게 마련”이라고 했는데, 어쩌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게 방황하다 인생을 마무리 하지 않을까 싶다.

방황은 삶에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라 의미를 찾기 위해 몸부림쳤다는 증거이므로 제대로 살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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