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 어떤 지역 신문에서 “광양시는 윤동주 팔이를 이제 멈춰 주기 바란다”라는 제하의 글을 읽었다. 글 제목에서 쉽게 느낄수 있듯이 우리시가 윤동주를 이용하여 돈벌이라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인의 가족들의 주장을 올려놓은 글이었다.

광양시를 지칭하여 한 말일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15만 광양시민들을 가르키며 한말이기도 하다. 나는 평소 윤동주 시인을 소개할 때 이분의 고향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시인의 생물학적인 고향은 길림성 명동촌이지만 시인으로서의 고향은 전남 광양시 진월면 망덕이라고 한다. 두 군데 다 가보았다.

1948년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시”를 처음 발간할 때 강처중이라는 분이 편지로 받은 12편의 시와 광양에서 나온 19편이 있어 책을 만들 수 있었고 비로소 윤동주라는 시인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광양에서 19편이 나오지 않았다면 시인 윤동주가 이 세상에 없었을 수도 있고 시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위치가 아닌 보통의 인물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우리 시민들은 시인의 애국적인 삶과 아름다운 시와 이러한 극적인 과정의 이야기까지 사랑하고 큰 자랑으로 여겨왔다.

벌써 20년이 넘게 인물 현창 사업을 하고 있지만 완성된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정채봉을 비롯한 지역 작가들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 왔다. 그것은 그만큼 윤동주 시인에 대해 지역민의 사랑이 크기 때문이다. 혹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팔아 먹은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광양사람들이 망덕에서 팔아온 것은 전어와 재첩을 주재료로 한 광양의 맛이었다.

방문객들은 윤동주 시가 아니더라도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맛을 느끼고 가고 있다. 앞으로도 망덕의 성패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항구와 싸고 맛있는 음식이 좌우할 것이지 윤동주가 아니다. 괜히 15만 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점잖지 못한 말씀은 가려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시는 유족들의 협조 없이도 문화가치를 홍보하는 많은 사업들을 해 왔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추진해야 된다. “팔이”에 해당 될 오해가 있을 수 있거나 “비효율적인” 사업은 하지 않은 것이 좋겠다.

눈을 좀 돌려 그런 열정을 지역출신 작가들에게도 나누어 주는 것이 어떨까 지역 출신 작가들에게 소홀했던 점을 이번 일을 계기로 되새겨 볼 일이다. 지역 출신 작가들은 어떤 경우라도 “팔이”하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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