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흔히 피하고 싶은 감정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은 고독을 외로움과 동일시하며,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활동에 몰두하곤 한다. 친구들과의 만남, 새로운 취미, 혹은 끊임없는 소셜 미디어의 스크롤 속에서 고독을 잊으려는 노력들은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너무도 흔하다.

하지만, 고독을 마주하는 것이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때로는 우리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위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다. 고독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는 이 표현은 단순히 감정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소리를 듣고, 진정한 자아와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고독은 많은 이들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이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안정감을 찾는다. 그렇기에 고독은 이 본능적인 연결의 부재로 인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을 직면할 때, 우리는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를 맞이할 수 있다. 고독 속에서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지나쳤던 감정들을 발견하고,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다. 그것은 마치 한밤중에 고요한 숲속에 홀로 남겨진 것과 같다. 처음에는 적막에 압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고요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고, 숲의 숨결을 느끼게 된다.

고독이 주는 위로는 단순히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차단하고 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 때로는 그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의 진정한 목소리가 묻혀버리기도 한다.

고독 속에서는 그러한 외부의 기대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고, 나 역시 누구에게도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순간에 비로소 우리는 온전히 나 자신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다. 이런 시간은 마치 오래된 거울 앞에 서서, 진짜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또한, 고독은 창조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많은 예술가, 작가, 철학자들이 고독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인간의 의식은 고독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흐르게 된다. 타인의 목소리나 사회의 규범으로부터 벗어난 상태에서, 우리는 더 자유롭고 대담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창조적인 예술 활동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평소에 놓쳤던 세부적인 것들이나, 인식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고독 속에서 떠오르고, 그것들이 우리의 내면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고독은 또한 치유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는다. 사람들과의 관계, 직장에서의 압박, 사회적 요구들은 우리의 마음을 지치게 한다. 이럴 때 고독은 마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과도 같다. 조용히 나만의 공간에서 머물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물지 않았던 상처들을 천천히 돌볼 수 있다.

그것은 스스로를 위로하고, 더 강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고독 속에서 우리는 누구의 위로도 받지 못한 것 같은 순간에도, 스스로를 감싸고 치유할 힘을 발견한다.

물론 고독이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지나친 고독은 우울이나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고독이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건강하게 받아들일 때, 고독은 우리에게 깊은 위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고독을 부정하거나 억지로 피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용기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법인데, 고독이 위로가 되는 순간이다. 그렇게 내면의 소리를 듣고, 상처를 돌보며, 삶의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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