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지계(止足之戒)라는 고사가 있다. 제 분수에 맞지 않은 더 이상의 욕심을 경계하라는 고사성어다. 이 성어는 중국 남북조시대 양나라 ‘임방’의 ‘왕문헌집서’를 그 출전으로 하지만 그 배경에는 노자가 있다.

한마디로 자신의 분수(分數)를 지키며 살라는 이야기다. 무슨 일이나 분수를 알아서 자신의 처지에 맞게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반드시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잠언(箴言)의 성격을 가진 말이다. 하지만 필자를 위시해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을 것이다. 생존경쟁과 자본주의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데 어떻게 만족하면서 살겠는가?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자가 한 말을 좀 더 살펴보자. 노자는 “知足不辱, 知止不殆 지족불욕, 지지불태”(족한 줄 알면 욕이 없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라고 했으며, 한 발 더 나가 ‘화막대어부지족(禍莫大於不知足)’이라고 했다.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큰 재앙은 없다”는 것.

솔직히 말해 우리는 수시로 욕심을 비우겠다고 말을 하지만, 정작 비워야할 순간에는 망설이는 존재다. 인간이 그 좋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유도 따 먹어서는 안 되는 그 하나의 선악과를 욕심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과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먹지 말라는 선악과 하나를 탐내다가 결국은 통째로 낙원을 잃어버린 결과를 불러온 셈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한번쯤은 이런 어리석음을 범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적은 욕심에 눈이 어두워 큰 것을 놓치고야 마는... 그렇다. 자신의 본분을 잊고 분수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되면 반드시 탈이 나게 되는 법이다. 우리는 날마다 그렇게 탈이 난 사람들을 수시로 목격하면서 살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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