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할인분양문제’를 어렵게 봉합했던 마동 한 아파트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입주민들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지난달 26일 할인분양’을 반대하며 본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오는 차량을 방해하는 등 물리적인 힘을 행사, 경찰과 소방서 구급차가 출동하는 등 한바탕 큰 소란이 일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아파트 건설사와 입주민들 간의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날 입주민들은 할인 분양을 반대하는 내용을 적은 피켓을 들고 아파트 지상 진입로를 막아섰다. 그러자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경찰 인력이 배치됐으며, 서영배 광양시의장과 정구호 시의원 등이 현장을 방문해 입주민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이런 논란은 지난해 10월에 불거져 나오며 갈등의 불을 지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불황을 맞고 또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분양이 어려워지자 건설사는 전체 1100여세대 중 미분양 된 180여세대에 대해 분양가를 낮추는 일명 ‘할인 분양’을 시도했던 것.

그러자 기존 입주자들은 곧바로 “할인 분양을 반대한다”며 아파트 단지 내에 전단지를 부착하고 집회에 나서며 건설사와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그러자 건설사 측은 할인 분양을 잠정 중단하고 재개시 입주민들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었지만, 올해 3월 할인 분양을 재개하면서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입주민 관계자는 “건설사가 지난해 입주민들과 한 약속을 어기고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할인 분양을 재개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물리적인 힘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입주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파트 하자보수 등에 관해 지나치게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혹시 잔여 세대를 모두 분양 한 후 손을 떼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입주민들은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불안한 상태 있다. 건설사가 하자 보수 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등을 보면 미분양을 처리한 후 손을 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개별세대 보상은 불가하다는 내용을 전달했으나 이 문제에 대한 협의가 진전되지 않으면서 잔여 세대에 대한 이자 비용 등 지속적인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자보수와 분양은 별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것.

한편 이날 현장을 직접 방문한 서영배 의장은 “아무리 부당하다고 해서 물리적인 행사를 동원한다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광양시 관계부서와 건설사가 자리를 함께해 입주민들과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자 관계자는 “물리적인 행사보다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건설사는 절대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역시 이 문제가 원만하게 잘 해결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건설사측과 입주민간에 서로 요구하는 온도 차이가 커 해결점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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