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꼼꼼하게 읽다 보면 공자님이나 일반사람이나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살았구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현이라고 하면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것을 보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희노애락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부처님도 그 바닥을 긁어보면 찌꺼기가 딸려 나온다(괄불재출)고 했을 정도다. 나와 비슷한 성정(性情)을 가진 인간이었다는 말이다. 특히 공자님은 더 그렇다. 어쩌면 공자님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면 스스로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공자님이 제자들에게 ‘무구비어일인‘ 즉,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갖추기를 바라지 말라“고 강조했던 이유일 것이다.

이 말은 아마 공자 자신을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논어 자로(子路)편에 보면 재밌는 대화가 나온다.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정치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공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슬프다! 한 되박밖에 되지 않는 사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라며 안타까워 한다.

그게 바로 두소지인(斗筲之人)이다. 두(斗)는 1말이며 소(筲)는 곡식을 되는 말을 뜻하는데 한 마디로 식견이나 기량(器量)이 좁은 사람들이 지금의 정치인라고 폄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의 모습이 한결같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인격 수양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할 때는 백성들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로 전략하기 쉬운 법이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지금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 나라 정치적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의식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지금 한국정치는 국민들 의식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고 뻔뻔함은 정치인들 몫인가 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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