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는 유달리 쑥국을 많이 먹었다. 집 뒷산에 다녀올 때 마다 쑥을 조금씩 캐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등산 한 뒤에 먹는 쑥국은 그 어떤 별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된장만 풀면 되기 때문에 복잡할 것도 없다. 그래서 쑥의 성분이 궁금해 검색해 봤더니, 세상에나!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었다.

쑥에는 비타민 A, B1, B2 C등과 철분,칼슘,칼륨,인 미네랄 다량 등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쑥 1g에는 칼슘 93mg과 철분 1.5mg 이 함유되었다고 하니, 천연 보약이 따로 없지 싶다.

쑥의 효능 또한 만만찮아 보였다. 항암작용, 살균작용, 노화방지, 위장기능강화는 물론 고혈압과 간 보호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것. 그 순간 ‘쑥 호(蒿)’자가 번개처럼 머리를 스쳤다. 풀 중에 가장 신분이 높은(高) 풀이 쑥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 쑥은 인진쑥을 말하는 데 주로 약용으로 쓰인다. 식용은 ‘쑥 애(艾)’ 자를 써서 구분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네 산천 곳곳에서 솟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자연이 베푸는 가장 큰 배려가 아닌가 싶다. 만약 쑥이 희귀하다면 가난한 사람은 입에도 대지 못했을 것이다. 쑥은 이름그대로 아무 곳에서나 쑥쑥 자라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마주칠 수 있다. ‘쑥 봉(蓬)’ 자에 만날 봉(逢)자가 들어 있는 이유다. 하여튼 귀하고 소중한 것들 대부분이 무상으로 주어진다는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공기와 산소와 들판에 솟는 온갖 자연산 풀들이 그렇다. 다만, 자본에 오염된 사람들만이 대수롭지 않게 여길 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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