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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공기 오염 치명적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대기오염에 따른 건강 피해가 실제보다 크게 저평가돼 왔다”는 발표를 내놓자 실내외 대기오염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의 사망자 8명 가운데 1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숨졌다”고 밝혔다. 대기오염에 따른 질환 사망자 규모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대기오염 노출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한 추가 증거 확보, 종합적인 노출반응 함수 적용 등을 통해 대기오염과 사망의 관계를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세계보건기구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실외 공기 오염보다는 실내 공기 오염에 따른 건강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가정에서 난방과 조리를 하려고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실내 공기 오염에 따른 사망자는 430만명으로, 공장과 발전소 등의 산업 시설 가동, 자동차와 선박 등의 교통수단 운행 과정에서 비롯되는 실외 대기 오염에 따른 사망자 370만명보다 60만명가량 많은 수치다. 이 사망자 숫자는 세계보건기구가 수질오염으로 숨진다고 추정해 온 사망자 수의 4배에 가깝다. 대기오염이 수질오염보다 훨씬 무섭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오염에 따른 질병 심각
세계보건기구가 새롭게 계산한 대기오염 질환 사망자를 지역별로 보면,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서태평양권이 288만5000명으로 전체의 40.9%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이 포함된 남동아시아권이 227만5000명으로 32.2%, 아프리카 9.6%, 유럽 8.2%, 동부 지중해권 5.8%, 아메리카권 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출신 국가와 소득 수준별로 사망자를 살펴보면, 93%인 659만8000명이 중간소득 이하 국가에 집중됐다.
실내외 대기오염이 원인이 된 질환별 사망자는, 협심증이 전체의 36%인 253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뇌졸중 230만명(33%), 만성폐쇄성폐질환 119만명(17%), 급성하기도폐질환 60만명(8%), 폐암 44만명(6%) 순으로 파악됐다. 전문가의 진단에 의하면 “대기오염에 따른 심장 질환과 뇌졸중 발병 위험은 이제까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현재 지구인의 건강에 대기오염보다 더 영향을 주는 위험 요소는 거의 없다. 이는 우리 모두가 호흡하는 공기를 정화하려고 함께 협력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부쩍 심해진 한국의 달라진 상황에도 특별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세먼지 발암물질로 지정
미세먼지는 호흡기계는 물론 심혈관계 질환까지 일으키는 대표적 대기오염 물질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난해 10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위험성에 견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은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게 환경단체와 보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가 제시하는 대책은 모두 장기적 대처 방안일 뿐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고농도 스모그 문제 대책은 사실상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광양시도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환경측정기를 설치해 수시로 체크를 하고 있지만, 이것은 임시 미봉책일 뿐, 고농도의 초미세먼지가 단기적으로 발생할 때는 차량부제를 강제적으로 실시하고 산업계의 오염 배출원도 지금보다는 훨씬 강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광양시 대기환경관리시스템 강화
현재 광양시에서는 지난해말부터 광양만권 대기환경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에 있어 그나마 타 지자체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대기환경감시시스템은 10억5000만원(국비 8억5000만원, 시비 2억원)을 투입해 악취와 먼지측정 센서, 환경오염 현장 확인용 CCTV, 기상장비 등을 설치해 환경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대기 오염도를 모니터링하고 그 측정값으로 환경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담당 공무원이 업체 담당자에게 즉시 메시지를 전송해 오염 발생원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앞으로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다.
시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통해 측정치의 오류를 보완하고 있으며, 감시시스템을 오는 6월까지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완료하고, 조례 개정 등으로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대기환경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시스템 구축 자체가 환경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지만 해당 지자체만의 노력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당초 여수, 순천, 하동, 남해 등 광양만권의 공유사업으로 출발한 만큼 사업 범위가 더 넓은 범위로 모니터링이 가능토록 개선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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